♥밤길의 내 친구 하나♥
시글/화서(話敍)
제 할 일 잃은 햇살
그래도 하루를 채웠다고
서산으로 숨는데
어둠은 말없이
모든 사물을 덮는다.
눈은
어디로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을까나
눈의 반사로
희미하게 트이는 길
내 어깨를 다독이며
걸음을 옮기게 합니다.
묵묵히
따라오는 친구 하나
바로 내 마음 속의 당신이지요
어디에선가
부엉이가
나도 끼여 데려가 달라고
울어댑니다.
무서운지
아니면
너무나 추워서인지
혼자는 쓸쓸 한가 보지요
고요한 밤
장막은 우는 부엉이 소리를
내게만 보내고
내 안의 친구는
욕심이 많아서
둘만 가자 합니다.
버릴 수 없는 게
내 안의 친구이지요
부엉이 울음소리 뒤로하고
내 안의 친구 마음따라
밤길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