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의 위치(位置)와 역할(役割)
김상백 교수(Ph. D.)
1. 신학이란 무엇인가?
1) 신학을 theology라고 하는데, theology = θεος(하나님) + λογος(~학)으로서, 하나님의 학문이 아니라, 하나님에 관한 학문이다(W. Pannenberg). 신학은 신앙에 대한 이해의 추구, 신앙을 세우려는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요구(need)에 의해 시작되었다. 판넨베르크(W. Pannenberg)는 이러한 신학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신학은 다른 분야와 구별되고, 독립시킬 수 있는 대상 영역을 가지지 않는다. 신학은 그것이 탐구하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현실이라고 하는 특별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신학은 실증적인 독립적 학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규정하는 현 실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물음은 모든 현실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2) 신학이 복음에 대한 명확한 규명과 정리로만 만족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신학은 복음이 역사와 인류의 경험 속에서 어떻게 역사(役事)되며, 지속되며, 구체화되는지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천적 방향과 체계가 제시되지 못한 신학은 엄밀히 말하면 신학이라 할 수 없다.
3) 실천은 신학함의 목적이며, 신학의 실천은 신학의 생명인 것이다. 왜냐하면 행함이 없는 신앙이 죽은 것처럼 실천이 없는 신학은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천은 신학의 핵(核)이며, 꽃이다.
성경은 theoria와 praxis의 근거와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고, 신학 안에서의 theoria와 praxis는 상호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영향을 준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신학이 형성되고, 발전된다. 다음의 표는 theoria와 praxis가 나선형 운동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신학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 실천신학이란 무엇인가?
1) 슐라이엘마허(F. Schleiermacher)는 실천신학을 “교회를 유지하고 완전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하면서 실천신학을 모든 신학의 윗자리에 올려놓았다. 근대에 와서는 예터(W. Jetter)가 실천신학을 “하나의 학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교회를 위한 봉사의 계획이고 또한 그것을 위한 제1단계 훈련”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실천신학은 신학과 교회를 항상 동시에 생각하고, 신학적 사명과 교회적 사명을 같이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크라우제(G. Krause)는 “교회의 행동학”으로, 헨들러(Otto Haendler)는 “현대 교회의 구조신학”으로 정의했다. 보렌(R. Bohren)은 실천신학을 좀더 폭넓게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그는 실천신학을 Missio Dei의 개념에서 이해했다.
실천신학은 선교학이나 에큐메닉스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실제적인 모음과 보냄을 받음 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향한 그리고 교회를 통한 성경과 말씀의 역사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실천신학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대한 교회의 참여를 다루는 학문이다. 그것은 현재의 교회를 다루는 것이다.
결국 신앙과 현실, 신학의 세계와 신앙의 실천, 복음과 삶의 현장 사이를 교회를 중심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실천적 신학작업이 바로 실천신학이다. 위의 정의들을 정리하면, 실천신학이란 인간실존의 문제에 응답하는 기독교의 진리의 생동하는 역사(役事)가 교회라고 하는 신앙 공동체와 그 다양한 기능들(예배, 설교, 상담, 교육, 전도 등)을 통해 역사(歷史) 속(삶의 정황 속)에서 현재적으로 어떻게 실현되고 있으며 어떤 개혁이 전개되고 있는가에 대한 사실을 규명하고 복음의 실현을 구체적으로 추구하는 신학작업이다.
3. 실천신학에서의 해석(hermeneutics)
1) 해석학의 일반적 의미는 과거 옛 문화권 속에서, 그 옛날 사람들이 쓰던 말과 사건이 어떻게 오늘날의 문화권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해될 수 있으며, 그들의 삶의 정황에 맞는 실존적 의미를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해석학적 연구는 현대인과 옛 사람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지평적 괴리(gap)”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게 된다.
2) 해석학이란 말은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어휘는 단순한 성서해석의 범주를 벗어나서 보다 폭 넓은 신학적, 실천적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성서의 본래적 의미가 현대의 인간실존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 동시에 그 이해를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실천가능성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본래의 성서 메시지가 오늘의 삶의 정황(situation in life) 속에서 어떤 실존적 의미가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변혁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3) 실천(praxis)은 해석의 기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천(praxis)은 이론(theoria)이 현실 속에서 구체화 혹은 실제화 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해석적이다.
①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② 진리(복음)을 어디에 실제화(실천)할 것인가?
③ 어떻게 실제화(실천)가 가능한가?
고로 신학의 실천은 성서(text)가 내포한 진리이해와 현대 상황(context)에서 실현되어야할 필요(need) 사이에 연속성을 완성해 내는 작업인 해석학을 기본적인 기초로 삼아야 한다. 즉 실존이 지니고 있는 문제, 그 문제 해결을 위한 궁극적 요청, 그리고 그 요청에 대한 신학적 응답이 해석학의 골격이다. 결론적으로 실천적 해석이란 성서의 메시지와 현대의 인간실존 사이에 가로놓인 괴리를 연결시키는 이른바 해석학적 아치(hermeneutical arch)를 가능케 하는 해석과 실천기능을 말한다.
4. 실천신학에서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1) 실천신학은 신학적인 실행학문일 뿐 아니라, 의사소통(communication)의 실행학문이다. 실천신학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에 관련되어 그리스도인이 행하는 의사소통 행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요구받고 있다. 피레트(Firet)는 복음의 전달에 있어서 실천신학의 중요한 관심사로서 의사소통 행위를 말했다. 목회적 보살핌(pastoral care), 예배, 교회의식(침례, 성찬식), 교육, 설교 등의 행위는 모두 의사소통의 행위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그리스도인의 믿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2) 복음 전파의 의사소통 행위 주로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한 개인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성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계획된다. 고로 믿음 안에서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의사소통 행위는 종교적인 사건인 것이다. 실천신학의 견지에서 본다면 의사소통 이론은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교적 행위에 기초를 두는 실천신학의 기본이론이다. praxis는 실제 생활에서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의사소통행위를 수반한다. 그러므로 종교적인 의사소통의 목적은 믿음의 praxis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3) 그리스도인의 communication은 성경에 나타난 계시를 통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communication에 그 근거를 둔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모든 말씀과 사역은 본질적으로 communication적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시며, 말씀하신 대로 이루신다. 성경 속에서 하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의 백성과 의사소통 하셨다. 우리 인간과의 최고의 communication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성령의 선물을 포함한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구원을 개인의 삶과 교회의 교제에서 지속적으로 실현하시는 훌륭한 전달자이시며, 우리와 하나님과의 communication의 촉진자이시며, 위로자(comforter)이시다.
4) 어떤 의미에서 실천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이 세상의 인간에게 오심을 중재하는 의사소통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목사와 교회 구성원들은 이러한 의사소통의 실행적 시스템의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신자의 의사소통의 행위는 성령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께 힘을 얻는다.
5. 실천신학의 범위
1) 실천신학의 학문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전통적으로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해서 행해지는 모든 것이며, 그것에 대한 규정을 세우는 일이 곧 실천신학의 학문적 범위로 이해했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실천신학의 학문적 범위는 교회의 행위와 기독교적인 삶의 양 범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전제로 한다. 카톨릭 신학자 라너(Karl Rahner)는 “실천신학의 대상은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이다”라고 규정했다.
2) 실제적으로 오늘날 실천신학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예배학, 목회학, 설교학, 기독교교육 등의 전통적 분야 외에도 급변하고 세분화되어 가는 사회와 교회의 관계 속에서 선교학, 전도학, 기독교 윤리학, 교회 행정, 목회상담학, 지도력, 교회 성장학, 평신도 신학, 그리고 영성 신학 등의 분야가 포함되고 있을 뿐 아니라 더욱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다. 카이퍼(A. Kuyper)는 실천신학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1) 교육적 과목(De Didascalische Vakken)
① 설교학(De Homiletiek) - 설교의 기술적 이론, 설교사, 설교편집
② 교리문답(De Catechetiek)
③ 예배학(De Liturgiek) - 예배학의 기술적 이론, 일반적 기술이론, 특수기술이론, 예배학사, 예배학의 분석적 연구
④ 전도 및 선교학(De Prosthetiek) - 선교의 일반이론, 선교의 특수이론, 선교사
(2) 다스림의 과목(Presbyteriale Vakken)
① 목회학(De Poemeniek) - 영혼을 돌보는 목회적 돌봄의 관점에서 생각
② 교회법 및 교회행정학(De Kybernetiek) - 교회행정과 일반행정의 구별, 역사, 행정이론
(3) 봉사적 과목(De Diaconale Vakken)
① 구제(De Prophylactiek)
② 교제(Koinoniek)
③ 봉사(Diaconie)
(4) 평신도 과목(Laïcale Vakken)
3) 이러한 내용은 교회의 목회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목사 교육의 기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실천신학에 관련된 학문으로서 사회학에 대한 기본적 이론, 커뮤니케이션 이론, 심리학과 종교심리학의 제 분야들 역시 실천신학과 관련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6. 실천신학의 역할
1) 실천(praxis)은 모든 신학의 전제일 뿐 아니라, 규준이 된다. 나아가서 실천신학은 학문으로서 다른 신학이 제시하는 가치를 점검하고 그 본질을 해석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2) 실천신학은 교회의 선포와 행위를 학문적으로 부각시키되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령과 말씀의 역사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교회의 praxis가 참으로 성경의 진리에 부합되는가를 연구하여 살피고 잘못된 요소를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의 행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사명과 세상에 대한 선교의 사명을 바르게 감당하도록 촉구하는 교회 개혁의 신학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3)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전투하는 교회로 생각할 때, 실천신학은 교회가 그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strategy)을 제공하는 브레인(brain)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또한 실천신학은 현실 교회에 대한 문제를 방어, 비평할 뿐 아니라 미래 교회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러므로 좋은 실천신학자는 현재 교회의 현상(現狀)을 분석하는 날카로움과 함께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을 가져야 한다. 그는 어제의 교회를 평가하고 오늘의 교회를 대변하고 중재할 뿐 아니라 내일의 바람직한 교회 상(像)을 설계하고 이끌어 가는 중대한 사명이 있는 것이다.
7. 실천신학의 유형들(J. N. Poling & D. E. Miller)
1) 실천신학의 관념적 유형들(types)은 수직적, 수평적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첫 번째 축(수직적 축)은 기독교 전통과 세속 문화(학문)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해석들을 규합하는데 사용하는 비판적 방법이다. 두 번째 축(수평적 축)은 교회와 사회 사이의 관계이다. 이 관계는 praxis의 장(場)의 사회적 지평과 맥락에서 기술될 수 있다.
(1) 첫 번째 축(수직적 축), 비판적 방법의 3가지 유형
① 비판적인 과학적 방법: 세속 학문이 실천신학을 위한 윤곽과 규범들(틀)을 제공하고 신학적 전통은 이차적인 역할을 한다. 세속 학문이 우월한 위치에서 있다.
② 비판적인 상관의 방법: 기독교 전통과 세속적 학문들 사이의 협동적인 상호 대화를 지향한다. 여기서 양측은 서로 도전할 수 있으며, 설명적 기능(descriptive function)과 규범적 기능(normative function) 모두에게 공헌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양측이 본질적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통해 더욱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③ 비판적인 고백의 방법: 기독교 전통이 규범적, 해석학적으로 우선적 중요성을 가진다. 세속적 학문은 기독교 전통에 어긋나는 규범들의 영향을 극소화하기 위해 조심한다.
(2) 두 번째 축(수평적 축), 교회와 사회 사이의 관계
이 두 번째 축은 교회와 사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 축은 교회와 사회 사이의 구분이 아니라 둘 사이의 다양한 관계들을 특징짓는 다양한 방법들 사이의 구분이다. 이것은 사회에 대한 교회의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영향력(치유하는 교회)과 사회적 책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① 사회의 형성과 질서를 위한 보편적 규범들과 전략들의 개발을 우선시 하는 유형
② 교회의 형성과 세상 속에서의 신앙적 행동에 우선적 관심을 두는 유형
2) 이 수직적인 축과 수평적인 축이 결합될 때, 실천신학의 6가지 유형들이 도출된다. 이 각각의 비판적인 방법들은 교회의 신앙적 삶과 자기 정체성(identity)을 확고히 하는데, 그리고 교회가 사회와의 대화를 촉진하는데 그 초점을 맞춘다. 이들 6가지 유형들은 서로 배타적이고 경쟁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상에 따라 배열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이상적인 유형에 대한 논의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기초하여 전개된다.
(1) 철학과 과학에 대한 실천신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2) 기독교 설화와 전통에 대한 실천신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3) 이상적인 형태 또는 제도적 형태의 교회에 대한 실천신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3) 다음은 위의 세 가지 질문에 기초한 6가지 실천신학의 유형들이다.
기독교 전통
세속 학문
|
유형Ⅲ-1 |
유형Ⅲ-2 |
유형Ⅱ-1 |
유형Ⅱ-2 | |
유형Ⅰ-1 |
유형Ⅰ-2 | |
사회 교회 |
표. 실천신학의 6가지 유형들
(1) 유형 Ⅰ-1: 실천신학이 사회의 형성에 목적을 두는 비판적 과학의 형태
일단 비판적 과학 형태는 실천신학이 취하는 규범들과 방법들이 과학의 부분들(parts) 중 하나로부터 오며 기독교 전통으로부터는 단지 부차적인 영향(이차적인 역할)을 받는다. 이 형태에서 실천신학은 세속 기관에 속한 전문가들이나 교회를 하나의 사회적 실체로 생각하는 학자들을 포함한다. 유형 Ⅰ-1의 특징은 과학적 부분들에서 고도로 훈련을 받은 많은 전문가들이 교회 기관으로부터 세속 기관으로 옮겨간다. 정리하면, 유형Ⅰ-1은 세속 학문이 기독교 전통보다 우위에 있다. 그리고 교회 발전에 대해서는 거의 책임을 갖지 않고, 사회 일반에 대한 사회 과학적 공헌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2) 유형 Ⅰ-2: 실천신학이 교회의 형성에 목적을 두는 비판적 과학의 형태
이 유형은 비판적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우선적인 관심은 교회의 자기정체성과 선교의 형성, 발전에 두는 것이다. 이 유형은 세속 사회의 지혜에 대해 개방적인 신학에 근거하고 있는데, 심지어 세속의 지혜가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에 대한 전통적 이해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그것을 교회의 상황에 접합시키려는 용기에 근거하고 있다. 실천신학을 하나의 위성 적인 인문사회과학에 근거시키고 있는 교회 내 전문가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목회상담가, 교회 교육자, 행정전문가, 선교학자, 교회성장 전문가, 교회 음악가 등.
예) 1950년에 창간된 상담심리학 학술지, Pastoral Psychology: 이 잡지의 목적은 세속적 연구의 최선의 자료들을 취하여 교회의 궁극적인 선을 위하여 사용하는데 있다. 이 잡지의 편집자는 다음과 같이 창간 목적을 서술했다:
우리들의 새로운 잡지를 발간하려는 결정은 교역자들의 절실한 필요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되었다. 그 필요란 임상심리학과 정신의학의 통찰들과 기술들에 대한 것이며, 이러 한 것들은 교역자의 직무에 직접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또 한 목사의 관점인 종교적인 틀 안에서 제공되어야 한다.(Pastoral Psychology, Feb. 1950, 5)
(3) 유형 Ⅱ-1: 실천신학이 사회의 형성에 우선적 초점을 두고 기독교 전통과 세속 학문(현대 철학과 과학)의 비판적 상관관계를 취하는 형태
이 유형은 교회가 신앙을 형성하고 양육하는 사회의 한 하부조직으로서의 중요성을 지니나, 실천신학은 공공의 윤리에 관심을 가지는 하나의 철학적 부분이다. 비판적 상관관계는 신학과 과학 사이에 본질적 동등한 대화가 이루어짐을 말한다. 이를 “협력적 실행”(collaborative exercise)이라고도 한다(David Tracy). 신학과 과학은 이러한 동등한 대화관계를 통해서 과학은 신학적 규범들의 발전에 건설적인 공헌을 할 수 있으며, 신학은 과학적 이론의 규범적인 지평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는, 신학과 과학 양자가 이 논쟁을 통해서 성장한다. 이 유형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교회가 기독교 전통의 담지자(擔持者), 그 전통에 대한 통찰들을 공공의 영역으로 가져다주는 한 원천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기독교의 사실들이 비현대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표현될 때 한 특정 공동체에게만 한정되며, 그 상징들은 보다 넓은 사회의 변혁과 성장에 공헌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우리 세 사람(Browning, Tracy, McCann)이 제안하는 실천신학의 개정된 상관방법은 세상 속에서의 교회의 현존의 중심에 실천신학을 두려고 하는 단순한 욕구를 넘어선 다. 그것은 이 현존이 신앙 속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공동의 삶을 형성하려는 목적 을 향한 다른 시각들과 기독교 사이의 상호 비판적인 대화에로 나아가기를 지향한 다.(Browning, "introduction," Practical Theology, 11)
(4) 유형 Ⅱ-2: 실천신학이 신앙공동체로서 교회의 형성에 우선적 초점을 두고 비판적 상관관계를 취하는 형태
이 유형은 신학과 과학 사이의 학문적인 분계선을 넘어선 철학적 방법들과 철학적 협력들을 가치 있게 받아들이지만 실천신학을 우선적으로 구체적인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활동 내에 위치시킨다. 그리고 신학을 다원적인 사회 안에서의 많은 견해들 중의 하나로 이해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계시의 우선성을 내세울 수 없으나, 신학 자체의 존립을 위해 구체적인 기독교 공동체의 본질적 중요성 또한 강조된다. 대표적인 학자는 파울러(James Fowler)인데, 그는 기독교 전통으로부터의 통찰들과 인문 과학으로부터의 발전적이고 가치 있는 이론들을 서로 상관시킨다. 그러나 실천신학은 신앙 공동체 내에 위치시킨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실천신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실천신학은 신앙공동체의 선교의 프락시스로부터 생겨나는 신학적 반성과 그 체계화이 며 이러한 반성과 체계화는 다시 그 공동체에서 지도적 지침을 제공한다. 실천신학은 기독교 공동체의 다양한 차원들에 있어서의 삶과 일의 프락시스에 대한 비판적이고 건 설적인 반성이다.(Fowler, "Practical Theology and the Shaping of Christian Lives," Practical Theology, 152)
(5) 유형 Ⅲ-1: 실천신학이 보다 넓은 사회를 위한 교회의 전망에 우선적 강조를 두는 비판적 고백의 형태
이 유형은 기독교 전통을 규범적인 것으로서 그리고 교회를 실천신학의 초점으로서 간주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 사회를 위해 가능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신앙적 전망에 관심을 가지며, 교회의 삶은 이것에 의해 판단을 받는다. 고백이란 기독교의 이야기와 전통에 대한 해석과 재해석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며 이 이야기를 오늘날을 위한 규범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이 고백은 비판적 고백이다. 이 말은 자기 비판적이며 자기의 인식적 가정들(cognitive assumptions)과 사회적 위치를 기꺼이 검토하는 가운데 기독교 전통에 관한 진리를 발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계시의 역사와 조화를 이루는 그들의 경험적 해석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유형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기독교 전통의 깊이를 이해하려는 계속적인 노력이며, 그럼으로써 현대 신앙이 현대 세계와의 연속성을 갖는 대신 기독교 이야기와 연속성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고백은 이 유형의 실천신학의 중심이며, 과학은 이차적인 역할만을 수행한다. 이 유형의 대표적인 인물은 요더(John Howard Yoder)인데, 그는 『예수의 정치학』(The Politics of Jesus)에서 ‘그의 저술 목표는 누가복음을 통해 신약에 나와 있는 예수의 견해를 해석함으로써 오늘날의 사회 윤리를 위한 규범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의 신학적 윤리가 경험적인 예수를 간과하고 있다고 질타(叱咤)했는데, 기독교 전통을 세속적 해석과 본질적으로 동등한 대화 속에 두는 상관관계의 방법을 비판했다.
(6) 유형 Ⅲ-2: 실천신학이 기독교 신앙의 구체적 공동체의 선교적 실천에 중심을 두는 비판적 고백의 형태
신학적 전통이 철학과 과학과의 관계 속에서 규범적이다. 교회는 기독교 이야기를 해석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조심스런 해석학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교회의 지배적 교리에 의해 유형 Ⅲ-1과 유형 Ⅲ-2는 구분된다. 구체적인 교회의 삶과 증거는 전체 사회를 위해 무엇이 가능한가에 관한 신앙적 전망에 의해 우선적으로 판단을 받는가(유형 Ⅲ-1), 아니면 신앙공동체 안에 기독교 이야기가 경험적으로 구현되는 것이 다른 모든 개념들의 최후판단의 기준이 되는가?(유형 Ⅲ-2) 즉 기독교 전통에 대한 해석에 초점을 둔 실천신학이 전체 사회를 위한 것인가?(유형 Ⅲ-1) 신앙공동체인 교회에 더 중심을 둔 것인가?(유형 Ⅲ-2)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유형 Ⅲ-1이 성서 속의 삶의 전망들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유형 Ⅲ-2는 교회와 넓은 사회와의 관계는 보다 복잡하다고 믿는다. 유형 Ⅲ-2에서도 사회의 변혁이 교회의 희망과 선교의 목적이긴 하지만 공동체의 삶의 중심은 실제적 생활 속에서의 고백에 충실한 것이다.
8. 실천신학의 방법론
1) 실천신학은 분석적인 것 이상으로, 건설적이고 평가적(eval!uative)이어야 한다. 실천신학은 인간의 경험과 상호 관계에 대한 한 살아 있는 공동체 내에서의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반성이다.
2) 실천신학이 praxis를 중요시하는 실행(實行)적 학문이라고 해도 절대로 text(기독교적 진리)를 무시하면 안 된다. 급변하는 오늘날 시대 속에서 context(상황)에 교회가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바른 신학적 방법론이 정립되어야 한다. 실천신학의 역할은 언제나 교회 생활에서 일어나는 praxis와 연결되어 인간의 모든 삶의 원리와 생명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삶과 목양(牧羊) 원리의 가장 확실한 기초는 성경적이며, 동시에 신학적이어야 한다. 만약 실천신학이 praxis에서 얻어지는 현상에만 매달린다면 결국 교회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3) 실천신학의 방법론을 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가지 핵심 요소(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인간 경험, 둘째는 기독교적 사실에 근거한 진리, 셋째는 이 두 개의 요소를 연결하는 교량적 역할을 하는 실천 주체인 교회이다.
4) 오덴(Thomas Oden)은 좀더 자세히 실천신학 방법론의 4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1) 성서(Scripture)
(2) 전통(Tradition) ▶ 전략(strategy)
(3) 이성(Reason)
(4) 경험(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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