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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복지의 대상에는 모든 청소년이 다 포함되지만, 일차적으로 물질적 또는 정서적인 결핍을 겪고 있는 청소년과 비행청소년처럼 치료와 교정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이 주요 대상이 된다. 경제적·정서적 결핍은 청소년 비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청소년 비행의 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비행은 규범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비행에는 법을 어김으로 벌을 받는 범죄 행위도 포함되지만 관습이나 규칙을 어긴 사소한 행위도 포함된다. 그러나 비행의 이론은 범죄의 이론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비행에 관해서는 수많은 이론이 있다. 크게 보면 생물학적·심리학적·사회학적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생물학적 이론

 

   생물학적 비행이론은 신체구조 또는 생리작용의 어떤 요인이 비행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범죄형'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특정한 신체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비행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근육형의 사람이 비행을 저지르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한 골격을 가진 사람이 비행 성향이 높다고 하는 골상학도 있다.

 

   신체적 장애나 특정한 생리적 특성이나 이상, 유전적 요소 등을 가진 사람이 비행을 많이 저지른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유전적 요소나 생리적 이상이 특정 유형의 비행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인 특성이 비행과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이 비행에 관한 과학적 연구의 발전을 촉진하는데 기여한 바는 있으나, 대체로 과학적인 검증을 받지는 못한 상태에 있다.

 

2. 심리학적 이론

 

   심리학적인 요인이 비행과 관련이 있다는 이론 중에서 가장 단순한 것은 지능이 낮으면 규범을 이해할 수 없어서 비행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능을 측정하는 방법이 선천적인 지능을 측정하기보다 문화적인 차이를 반영하는 점과 지능이 높은 사람은 비행을 저지르고도 적발되지 않는 경향이 많은 것들이 이 이론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정한 성격, 예를 들면 대담성, 충동성, 반항적인 경향, 불안한 성향 등이 비행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주장도 이러한 특성이 비행의 원인인가 결과인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밖에도 반사회적인 특성을 가진 정신질환, 어릴 때의 감정적 상처나 충격 등이 비행과 연관된다는 이론도 있다. 그러나 이 이론들 역시 특정한 비행과는 연관성이 있으나 보편적인 연관성을 입증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과학적 검증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심리학적인 토대 위에서 사회학적인 관점을 통합하여 환경적인 영향을 강조하는 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중에는 개인이 자신에 대해 갖는 자아개념을 중심으로 비행을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자아정체감, 자존감 등으로도 표현되는 자아개념은 주관적인 관념과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형성되며, 자아개념이 부정적이고 낮은 사람이 비행을 저지르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3. 사회학적 이론

 

    오늘날에는 비행에 관한 사회학적 이론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회학적 이론은 비행의 원인을 사회구조적인 것에서 찾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사회학적 비행 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아노미 이론(Anomie Theory)

 

    뒤르껨(Durkheim)은 산업화의 진행에 따라 분업이 보편화되고 분업의 발전은 사회 성원간의 친밀감과 연대를 약화시키고 규칙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여, 사회 해체 현상이 일어나게 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규칙이 붕괴된 무규범 상태를 아노미라고 하며, 아노미 상태에서는 욕망을 규제하던 규범이 와해되어 사람들이 욕망에 따라 행동하므로 비행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한편 머튼(Merton)은 아노미란 문화적으로 규정된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로서, 이러한 경우에 비행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표(대표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가 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합법적인 수단을 얻는 기회는 대부분이 사람들에게는 제한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히 배제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제한을 받는 사람들은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비행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하위문화이론(Theory of Sub-culture)

 

    사회의 일부 집단이 공유하고있는 하위문화가 비행을 쉽게 일으키게 한다는 이론이다. 비행에 관한 하위문화 이론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여기서는 비행하위문화 이론과 하층계급문화 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헨(Cohen)이 주장한 비행하위문화 이론에 따르면 비행소년집단의 문화는 사회의 주도적인 중산층문화에 대항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행소년들은 그 집단의 독특한 방식에 따라 행동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비행하위문화는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고려가 없고, 기성세대의 가치를 부정하고, 장기적 목적에 대한 관심보다는 단기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가치관으로 인해 기존의 규범을 무시하고 비행을 저지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밀러(Miller)는 하층계급 사회에는 그들만의 특징적인 가치와 생활방식이 오랫동안 존재해오고 있으며, 이 문화의 규범에 따르는 것은 사회 전체의 가치와 규범을 위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층계급문화의 특성은 사고를 저지르는데 대한 관심과 관대함, 강인함과 힘, 남을 속여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강조하고, 자극과 모험을 선호하고 간섭받기를 싫어하며, 운명주의적인 생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하층계급 사회에서는 비행을 저지르는 것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인정을 받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고 한다.

 

3) 중화이론(Techniques of Neutralization Theory)

 

    마차(Matza)와 사이크스(Sykes)의 중회기술이론에 따르면, 비행청소년도 비행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행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찾으므로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비행청소년들이 비행을 정당화하는 유형에는 다른 것에 원인을 돌리는 책임의 부정, 피해자의 과실과 책임을 탓하는 피해자 부정, 비행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더 비난받을 행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비난자 부정, 자기 소속 집단에 대한 의리와 충성심의 강조 등이 있다.

 

4) 사회통제이론(Theory of Social Control)

 

    이 이론은 모든 청소년은 비행을 저지를 성향을 가지고 있으나 비행을 억제하는 요인 때문에 비행을 저지르지 않는 반면에, 억제 요인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행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허시(Hirschi)는 비행을 막는 요인으로서 4가지 사회유대를 들고 있다. 첫째, 애착(attachment)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의 견해나 관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와 그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정서적 관심을 말한다. 둘째, 위탁(commitment)은 규칙이나 관습적인 규범(돈, 지위, 성공 등)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셋째, 참여(involvement)는 사회적인 성공에 필요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활동에 많이 참여하면 비행을 저지를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넷째, 신념(belief)은 인습적인 가치관을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결속 요소가 유지되면 비행을 저지르지 않으나, 유지되지 않으면 비행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5)  접촉차이 이론(Theory of Differential Association)

 

    서더랜드(Sutherland)가 발전시킨 이론으로 사회에는 법을 준수하는 문화와 범법적인 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며, 이 두 가지 문화 가운데 어느 것과 더 많이 접촉하느냐에 따라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준법적인 행동을 학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범법적인 행동도 학습을 통해 배우고 행하게 된다고 한다.

 

    이 이론은 다음과 같은 명제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범죄행동은 학습된다. 둘째, 범죄행동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된다. 셋째, 범죄행동학습의 중요한 부분은 친밀한 개인적 집단에서 생긴다. 넷째, 학습되는 내용은 범행 기술과 함께, 동기, 합리화, 태도 등을 포함한다. 다섯째, 동기 및 충동은 법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좌우된다. 여섯째, 법을 위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의가 법위반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정의보다 강한 경우에 법을 위반하게 된다. 일곱째, 차등적 접촉은 빈도, 기간, 순위, 강도에 따라 다르다. 여덟째, 범법행위의 학습과정은 준법행위의 학습과정과 같다. 아홉째, 범죄행위도 다른 행위와 마찬가지로 욕구와 가치의 표현이다.

 

6) 낙인 이론(Labelling Theory)

 

    낙인이론은 비행의 원인에 대한 관심보다 어떤 행동이 왜 비행으로 정의되고 일탈자로 취급되는가 하는 과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 이론이다. 레머트(Lemert)는 비행은 행위 자체보다 비행이라고 정의하는(낙인찍는) 과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즉, 무엇이 비행이고 무엇이 비행이 아닌가에 대한 기준이 비행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비행을 정의하는 기준은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인 요인들이며, 이 기준에 따라 비행과 비행자로 낙인찍히면, 그후에는 그러한 행동은 비행이 되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비행자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 비행(일차적 비행)을 저지른 사람은 비행자라는 낙인 때문에 계속 비행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비행(이차적 비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행동을 비행이라고 정의하는 사회적 반응 또는 기준이 비행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비행이나 범죄의 기준이 되는 법은 지배 계층의 가치와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비판범죄론을 비롯한 많은 이론들이 있으나, 이제 까지 살펴본 것들이 청소년 비행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들이다. 비행의 원인이나 과정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비행에 대한 대책이 달라진다. 비행의 대책으로 제시되는 정책이나 프로그램들은 명시하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의 비행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