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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 자료설의 허상과 실체

까망쑤나 2011. 6. 3. 17:53

복음서 자료설의 허상과 실체


 

송창원
서울신학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에모리대학교에서 석사를
드루대학교에서 박사학위(신약과 초기기독교 전공)를 취득하였다.
뉴저지 주립대학교(Rutgers)와 드루에서 강의하였고,
현재 드루의 연구원(Research Fellow)으로서 성결대학에 출강하며
안산영광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로마서를 수사학으로 읽기 』(영문판,피터랑 출판사,2004)등이 있다.

 

필자는 현재 출강하고 있는 학교에서 학부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르기에 앞서 부정행위에 대해 충분히 경고를 하고 좌석을 지정해준 후 시험을 치르게 하였다.그리고 후에 드러난 명백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감점을 주었다.예를 들어 가까이 앉은 두 사람이 똑같이 “공관복음 ”이라는 답 대신 “공군복음 ”으로 쓴 경우 등에서였다.사복음서 중 처음 세 복음서인 공관복음에는 이러한 ‘유사성 ’이 발견되는데,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복음서들간의 정보공유나 정보교환 등을 추정하게 하였고,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이론들은 구전설,상호의존설,문서자료설,그리고 양식비평과 편집비평이다.

복음서의 기원에 대한 이론들
‘구전설 ’이란 19세기 이전까지 지배적이었던 설로,사도적 권위를 가졌던 성경기자들이 당시에 구전되던 예수의 말과 행적을 기록에 옮겼다는 이론이다.그러나 그리스바흐(J.J.Griesbach)는 복음서들간의 유사성은 문헌상의 실재적인 상호 의존을 통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보아 ‘상호의존설 ’을 주장하게 되고,어거스틴의 주장을 따라 마가가 마태를 축약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후 학자들은 마가의 약 90%가 마태에,57%가 누가에 재현되고,마가에는 없으나 마태와 누가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약 230절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후자의 자료를 Q(독일어 Quelle:기원)라고 명명하고,공관복음서의 기본이 되는 자료는 마가와 Q 두 문서라는 이론을 제시하게 된다(도표1).이 가설은 ‘네 문서설 ’로 발전하는데,이는 기존의 ‘두 문서설 ’을 인정하면서 마태와 누가가 스스로의 독창적인 자료를 가졌음을 주장하는 것이다(도표 2).이 둘 또는 네 문서설을 따를 경우 복음서의 집필순서는 자연히 Q와 마가가 우선이다.

이 문서자료설 이후,문서 이전의 구전단계와 복음서를 요청하게 된 공동체의 상황,편집자들의 신학 등에 더 관심을 둔 ‘양식비평 ’과 ‘편집비평 ’이 소개되었으나,문서자료설은 여전히 복음서의 기원을 설명하는 기본이론으로 인정되고 있는 경향이다.

문서자료설의 불확실성과 문제들
그러나 문서자료설만이 복음서의 저작상황을 설명하는 유일한 정설이 아님이 분명히 인식되어야만 한다.문서자료설도 복음서의 기원을 설명하려고 하는 여러 시도 중 하나일 뿐이다.그 주요 문제점 및 약점들은 다음과 같다.

1)초기 기독교 문서에서는 Q의 존재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또한 만약 Q자료가 실재로 존재했다면 왜 그 사도적 자료가 사라졌는지에 대한 어떤 설명도 어렵다.

2)Q는 마태와 누가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또한 두 복음서 기자가 용어나 문체에서 매우 일치하는 많은 공통재료들을 구전으로부터 활용했을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시킬 때에만 도출될 수 있는 이론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들은 여전히 남아있다.사실 현대인들보다 복음서 기자들이 동일한 구전자료를 훨씬 정확히 많이 인용할 수 있었을 가능성은 그들의 암기교육의 보편성을 이해할 때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3)문서자료설은 복음서가 기록되는 동안 복음서 기자들이 같이 살면서 접촉했을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그러나 성경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마가 요한의 집은 초대교회의 거점이었고,그는 바울과 함께 예루살렘과 이방을 넘나들며 사역을 함께 하였다(행 12:12,25;13:5,13;15:37-39).디모데후서는 바울이 누가와 함께 있으면서 마가를 데리고 오라는 요청을 했음에 대해서도 증언한다(딤후 4:11).

이러한 사실은 마태와 마가가 예루살렘에서,마가와 누가가 이방선교중에 서로 충분히 접촉했고,복음에 대한 공통된 전승에 대해 이해를 함께 했을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4)마가의 기록양식이 다른 복음서들에 비해서 더 초기적이라는 데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었으나,이 또한 해석과 접근방식의 차이인 경우가 많고,그에 반하는 현상들도 충분히 제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서비평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후대의 자료일수록 설명적이 되고 길어진다는 것이다.이 원칙을 공관복음에 적용하여 이해하면 외형적으로는 마가복음 우선설이 설득력 있게 보인다.복음서의 전체 양으로 보면 마태복음이 마가복음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그러나 사실 그 이유는 마태가 마가에 없는 사건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사건에 대한 마태와 마가의 기록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마가의 기록이 긴 경우가 많다.이러한 현상은 마가복음 우선설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설임을 나타내준다.

복음주의 입장에서 본 문서자료설의 숨은 덫과 위험성 문서자료설은 학문적으로 여전히 불안할 뿐 아니라 성경의 절대권위를 주장하는 복음주의 노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 경계해야 할 요소들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1)마태와 누가의 저자들이 그들의 복음서를 기록함에 있어서 전혀 상이한 두자료를 주자료로 사용하면서 조합했다는 사실의 인정은 그 저자들이 1세대 크리스천이 아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한다.이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교회 초기 시기에 사도적 권위를 가진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주장을 약화시킨다.

2)예수의 행적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 연관성이 없는 두 자료가 존재했고,그 자료들이 추후에 마태와 누가의 저작에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이론에 대한 인정은 예수의 행적에 대한 역사성에도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어떤 실재한 인물에 대해 거의 공통부분이 없는 두 기록이란 가능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3)Q라는 부분을 재구성하면,예수의 수난,죽음,부활 부분이 없고 예수의 말씀을 주로 담은 어록집이라는 형태를 갖춘다.그렇다면 이러한 문서가 신앙적인 문서가 될 수 있을까?Q의 실재를 믿는 학자들은 Q가 초대교회의 입교교육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하지만,Q의 신학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단적으로 구속신앙이 실종된 신학이다.

4)문서자료설은 현존하는 복음서들 자체를 최종적인 권위가 있는 문서로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복음서들 이전에 있던 ‘원 자료 ’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나가기 쉽고,비정경 자료들에 대한 관심과 인정으로 확장되어 나가기 쉽다는 점도 주지되어야 한다.

사실 Q의 존재와 그 중요성에 대한 인정은 어록집의 성격을 가진 도마복음의 중요성과 그 초기 저작에 직접 힘을 실어주게 되었고,현대 여러 학자들은 예수의 말씀들의 모음이 복음서의 초기 형태였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5)문서자료설은 문서비평을 통해 순전히 합리주의적으로 성경의 기록과정을 추적해 보려는 시도이다.여기에는 성령의 감동이라는 신앙적이고 초월적인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성령의 영감을 인정하는 복음주의자라면 조직신학의 영역에서뿐 아니라 성서신학의 주제 안에서도 그 초자연적인 활동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과학적 데이터와 합리적 논리 후에는 마침표가 따라오지 않고 하나님의 간섭의 가능성을 향한 열려짐이 있다.필자의 이러한 주장의 학문적 적용은,성경저자의 기억과 구전의 정확성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맺으면서
예수의 생애에 관해 기록된 문서들은 실재했고,그 문서들은 교회의 초기부터 회람되고 있었다.이러한 사실은 누가복음의 서두에서 명확하다.누가는 예수행적의 실제 증인들이 전해준 내용을 기록에 남긴 사람들이 많았고 그 기록들을 잘 살핀 후 그의 글을 쓰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눅 1:1-3).그러나 그 복음서 기록의 과정이 현대 과학적 분석으로 완전히 규명될 것이라는 생각은 허상을 좇는 인간적 교만이다.그 사고의 근저에는 불신앙의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사실 철저히 본문비평에 입각하여 복음서의 자료를 분석할 때,마가의 공통자료 이론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이는 성경의 권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논란이 많은 비정경적 가상자료인 Q에 대해서 이미 입증된 자료인 것처럼 비판의식 없이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이러한 입장은 결국 성경의 절대권위를 견지하는 복음주의적 관점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방향으로 충분히 발전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문대학과 신학교 안에서, 심지어 복음주의 계열에 서 있다고 자인하는 교단의 신학교 안에서 조차도 문서자료설이 복음서의 기원을 밝힌 검증된 이론이며 학문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대세로 여겨지고 있음은 심히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료설은 여러 다른 가설들과 함께 균형 있게 그리고 적절한 비평과 함께 소개되어야 한다.사실 복음서 기록의 과정은 문서비평적 분석을 통해 주장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을 것이다.

그 기자들이 복음서를 기록함에 있어서는 문서 기록에 사용되는 세가지 일반적인 자료,즉 구전,문서,본인의 기억이 다 사용되었을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그 위에 사람의 지각을 열어주시는 성령의 감동이라는 신앙적인 요소까지 포함한 네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고려되어야 한다.그리고 그 자료들의 조직화에도 성령의 역사가 있었으며,따라서 교회의 최종적인 권위는 오직 정경에 있음도 다시 확인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