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까망쑤나 2008. 4. 11. 02:35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글/김한주


    창밖 저편 어둠 속으로

    새벽을 달리는 강변로 따라

    점점이 박힌 가로등 불빛이 노랗게

    산길 따라 피어난 들꽃마냥 늘어서서

    초롱초롱 봄비를 반기고

    남풍 불어오는 바닷가 휘돌아

    달려오는 자동차마다

    흥건히 젖어 번득이는 도로에다

    귀에 익어 정겨운 바람소리 파도소리

    질펀하게 깔아놓는다


    지난날 바다로 나갔다가

    바다에 미쳐 바다에 빠진 사랑,

    폭풍노도 밀어내도 깊어만 갔는데

    어쩌다 홀로 떨어져 애타는 가슴 깊이

    회도리치는 해조음의 기억

    머물 수도 없고 떠날 수는 더욱 없어

    멀리 바다가 보이는 강구에서

    한 마리 갈매기로 떠돌다가 이렇듯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길바닥에 널브러진 바다소리 주워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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