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교사의 아름다운 고백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었던 여선생님.
임용고시를 마치고 처음 발령 받은 곳은
시골 학교 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 중학생의 앳된 모습이
역력했는데 그 중에서 아주 명랑하고
성적이 좋은 한 아이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자기 멋인 양
검은 안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야 애꾸눈! 무슨 멋이라고 눈을 가리고
다니냐?” 무안해 할 줄 알았던 아이는
마냥 빙그레 웃기만할 뿐입니다.
그 이후로도 괘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심상 궂은 말들로 핀잔을 주었습니다.
전직 교사로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에게 한 말들이 마음에 걸려
수소문을 통해 제자를 찾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장년이 된 애꾸눈!
뒤늦게라도 용서를 구했고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부끄러운 저를 발견합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사고로 다친 눈을
그 당시 의술로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초년 선생님이라 몰라서 그러려니
하면서 저를 위로합니다.
그 제자는 한쪽 눈은 보이지 않지만
두 눈을 가진 저보다 더 고운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오주환(새벽편지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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