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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된 목자-독후감공모 당선작

까망쑤나 2011. 3. 26. 16:23

부끄럽고 부족한 글이지만 쥔장님의 부탁으로 올려 놓습니다. 인터넷
www.kcpa.or.kr이나 cbakorea.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양이 된 목자
-<목사의 눈물>을 읽고-
이운영 목사(서창교회)

이 책을 만나기 전 나는 나의 목회 현실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겪고 있었다. 정체된 성장과 도무지 변화가 없는 삶, 그리고 때로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원망으로 내 목회는 기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목회자라면 누구나가 거의 다 한 번씩은 겪는 일이라지만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게 헤매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이 목회 현장에서 겪는 실망에 대해, 그리고 그 실망을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해 말한 책이라고 했다. 결국에 이 책은 내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정말 그랬다. 이 책에는 내 이야기들이 잔뜩 펼쳐져 있었다.
저자는 주일 아침 출석 교인 숫자로 야기되는 감정의 낙차가 천당과 지옥을 왕래할 정도로 컸다고 고백했다. 나도 그랬다. 출석 숫자가 적으면 내 목소리부터 힘이 빠졌다. 설교를 하면서도 빠진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 어떻게 설교를 했는지도 몰랐다. 아무리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는 늘 다짐하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었다. 저자는 “나는 하나님이 아니라 숫자를 섬기고 있었다.”고 했다. 결국 이것은 출석수로 목사로서의 능력을 평가받는 것 같아서 내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에는 관심이 없으셨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나의 목회가 하나님의 영광이 아닌 내 영광을 위한 목회였다고 진단을 내렸다.
어느 책의 제목인가가 생각이 났다.
“자존심이냐 주(主)존심이냐?”
나는 나를 높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인본주의적이었다는 것이리라.
내 목회 사역 가운데 인본주의적 요소가 이것말고도 또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기도를 하더라도 하나님을 더 잘 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기 위해서만 한다.” (77쪽)
결국 기도가 내 꿈과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매달릴 뿐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리려는 마음은 미약하기에,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쉽게 낙망하고 탈진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내가 기도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정말이지 거의 하나님께 청구서만 잔뜩 내밀었다가 거절당한 것과 같은 느낌, 이것이 나를 쉽게 지치게 했던 것이다. 하나님께 많은 청구서를 내미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돌리는 그런 모습으로 궤도를 수정할 것이다.
47쪽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가 당하는 믿음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목사가 돈 때문에 움직여서도 안 되지만, 가족 부양에 필요한 현실적인 액수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개척교회 목사인 나로서는 늘 이 문제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아무리 초연해지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 엄연한 현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솔직하게 말하고, 하나님 앞에 믿음으로 맡겨야할 것이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내 스스로 내 목회적 능력과 자질에 대해서 의심하고,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번 떠날 생각들을 해 보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것이 남에게 자기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완강한 자존심과 자기 연민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랬다. 나를 여기서 쉽게 떠나지 못하게 발목을 잡은 것도 똑같은 이유였다. 주위 선배, 동료 목회자들이 나를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평가할까봐 두려웠고, 그것이 정말 싫었다. 나를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그런 시도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큰 잘못임을 알았다. 나의 약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하나님을 인정하는 길일 것이다. 결국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뒷전으로 밀어 놓는 그런 모순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다른 목회자나 교회와의 그릇된 비교 의식도 나의 영적 침체에 한몫을 했음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나를 목사로 세우실 때 나에게만 있는 어떤 독특한 은사와 능력과 은혜들을 주셨다. 달란트 비유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나 나름대로의 달란트를 비교 의식에만 빠져서 무시하고 말았다. 남의 떡만 커 보였던 것이다. 터무니없는 비교 의식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비교의식을 하나님의 주권과 선하심과 지혜에 대한 의심이라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이것은 영적 간음이 된다고 했다. 내게는 좋은 것을 주시지 않는다는 의심은 남의 것을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 발전하며, 이것은 일종의 영적인 간음이라는 것이다. 그릇된 비교의식이 이토록 심각한 죄라는 것을 알고 나니 정말 내 죄가 너무 많은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 있다. 그것은 나는 ‘양이 된 목자’였다는 것이다. 잔소리하고, 타이르고 꾸짖어도 여전히 그릇된 길로 가려고 하는 양처럼,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목사로서 성도들을 대할 때 잔소리하고 권면해야 하는 그러한 연약함이 내게도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양이 된 목자’였다.
이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하나님을 향한 신실함만이 더 이상 목자가 양이 되지 않고 양을 잘 다스리며 살찌우는 길임을 마음에 되새겨 본다. 그리고, 그렇게 하리라 결심해 보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더 간절히 구하려 한다.
이 책은 이제까지 나의 목회 사역 모두를 점검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나의 목회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돌파구를 생각하게 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고, 내게 큰 위로와 힘을 주었다. ‘양이 된 목자’를 발견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이제 그 부끄러움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날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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