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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양극성 기분장애)

까망쑤나 2010. 5. 24. 02:04

 

1. 조울증이란

 

사람의 기분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하루 중에도 변덕스런 기분을 느낄 때가 있으며, 일정한 주기에 따라 기분의 부침(浮沈)을 경험해 보기도 했을 것이다. 고달픈 직장인들은 일요일 저녁부터 시작해 기분이 저하되었다가 주말이 다가올수록 다시 기분이 살아나는 것을 경험한다. 여성들은 생리주기에 따라 일정한 기분 변화를 겪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기분의 변화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런데 인구 중 약 1%는 일반 사람들이 경험하는 수준 이상으로 훨씬 심각한 기분의 고저(高低)를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조울증이다. 흔히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을 조울증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울증에서는 단지 기분만 변화되지 않고 그와 더불어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 심각한 장애가 동반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 조울증 사례

 

결혼 전부터 조울증을 앓았지만 수년간 별 증상 없이 잘 지내던 주부 C씨가 이상 행동을 보인 것은 2개월 전부터였다. 아이에게 심장질환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한달 반 동안 우울해하며 잠을 설치던 C씨가 2주전부터는 갑자기 인터넷 사업을 통해 수억을 벌 수 있다는 의욕을 보이기 시작하고, 평소에는 상상도 못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여러 곳에 전화를 걸어 거물급 인사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알아보면서 카드를 수시로 긁어서 한번에 수백만원 어치의 물건을 사들였다. 예전과 달리 아이 돌보는 일을 등한시하고 돈을 벌어서 아이를 하버드대에 보내겠다고 하면서도 아이에게는 짜증과 화를 내고, 이를 말리는 남편에게 자신을 무시했다며 대들고 폭력까지 휘두르는 상황이 잦아졌다. 어느 날 새벽에는 면허도 없는 사람이 차를 몰고 나가 사고를 내자 가족들은 입원치료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조울증은 시기를 달리하며 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어졌는데, 정식 의학 명칭은 양극성 장애이고 그 말이 가리키듯 기분이 들뜨거나 가라앉는 양 극단을 오가는 특징을 의미한다. 양극성 장애라는 범주 안에는 기분 변화의 심각도 및 동반되는 사고와 행동 장애의 정도에 따라 구분되는 서로 다른 몇 개의 질환이 있다.

 

 

1형 양극성 장애 : 조증 + 주요 우울증

2형 양극성 장애 : 경조증 + 주요 우울증

순환성 기분장애 : 경조증 + 경미한 우울증

 

 

이 중에서 1형 양극성 장애와 2형 양극성 장애를 가리켜 조울증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 조울증과 관련된 통계

 

 

인구 중에서 1형 양극성 장애의 유병율이 약 1%이고, 2형 양극성 장애와 순환성 기분장애도 그와 비슷한 비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통 우울증은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 반면, 조울증은 남자와 여자에서 비슷한 빈도로 나타난다.

 

가족 연구에 의하면, 부모 중 한 사람에게 주요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심각한 기분장애가 있을 경우 그 자녀에게도 기분장애가 발생할 위험률은 25-30%, 부모 모두가 그럴 경우에는 50-75%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절에 따라 조울증의 발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봄과 가을에는 우울증이 많고 여름에는 조증이 많이 발생한다.

 

지난 50년간 기분장애의 비율이 점차 증가해 왔으며, 발병연령도 점차 더 앞당겨지는 것으로 알려져서 앞으로도 조울증이나 우울증 같은 기분장애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 조울증의 증상들

 

 

양극성 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기분상태가 양극을 치닫는 것을 경험한다. 즉, 일정기간 동안은 지나치게 기분이 고조되거나 또는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 하고(조증 삽화), 다른 기간에는 반대로 몹시 우울해하고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우울증 삽화).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 사이 사이에는 정상적인 기분상태로 지낼 때도 있다.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1) 조증 삽화의 증상들

 

- 에너지 또는 활동성의 증가

- 지나치게 기분이 항진되거나 유쾌해짐

- 지나치게 자극에 예민해짐

- 생각과 말이 지나치게 많아짐

- 사소한 일로 산만해지고 집중을 못함

- 수면욕구가 감소됨

-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에 대한 과대적 사고

- 판단력 손상

- 소비욕구나 성적욕구의 증가 등.

 

 

2) 우울증 삽화의 증상들

- 지속적인 우울감, 불안감, 허무한 느낌들

- 희망이 없다는 느낌과 염세주의

- 과도한 죄책감과 무가치감

- 전에 즐기던 활동들에 대한 흥미상실

- 기운 없고 늘 피곤한 느낌

- 집중력, 기억력, 의사결정력의 저하

- 자살에 대한 생각과 시도

- 과도한 수면 혹은 불면 등.

 

 

 

4. 조울증의 치료

 

 

우울증의 주 치료제가 항우울제인 반면에, 조울증 치료의 근간이 되는 것은 기분조절제이다. 리튬(lithium), 발프로에이트(valproic acid),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이며, 최근에 계발된 라모트리진(lamotrigine), 토파메이트(topamate) 등과 같은 약제들도 조울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울증에 흔히 동반될 수 있는 불안장애, 망상이나 환각, 수면장애 등의 다양한 증상들에 대해서는 항불안제, 항정신병약제, 수면제 등과 같은 여러 약제들이 같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5. 결론

 

 

조울증은 자주 재발을 하는 경향이 있고, 한번 재발할 때마다 엄청난 개인적/가정적/사회적 손해를 끼치고 입원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만 받는다면 얼마든지 정상생활을 유지할 수가 있다. 그런데, 증상이 가라앉고 어느 정도 좋아지고 나면 약을 먹는 것에 자꾸 게으름을 피우게 되어 결국은 그것이 재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고혈압에서 자각증상이 없어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복약을 생활화하는 것처럼, 조울증에서도 환자 스스로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약을 복용한다면 충분히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가족들은 환자를 지지하고 격려해 줘서 장기간 약을 먹는 일에 지치지 않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조증의 진단은 미국의 진단분류 4(DSM-IV) 의하면 다음과 같다.

 

1.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적어도 1주간(만약 입원이 필요하다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속되는 분명한 기간이 있다.

2.      기분장해의 기간도중 다음 세가지 이상이 지속되며(기분이 과민한 상태라면 4가지) 심각한 정도로 나타난다.
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
수면에 대한 욕구 감소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하게
사고의 비약 또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
주의 산만(-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자극에 너무 쉽게 주의가 끌림)
목표 지향적 활동의 증가(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또는 성적 활동) 또는 정신운동성 초조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흥청망청 물건 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투자)

3.      증상은 혼재성 삽화의 기준에 맞지 않아야 한다.

4.      증상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고통을 일으키거나 또는 사회적, 직업적, 다른 중요한 기능영역에서 손상을 일으킨다.

5.      증상은 물질에 대한 직접적 생리적 효과(: 남용약물, 치료약물) 또는 일반적 의학적 상태( :갑상선기증저하증) 때문이 아니라야 한다.

 

조울증 (병리학)  [躁鬱症, manic-depressive psychosis]
출처: 브리태니커
순환정신병, 양극성장애라고도 함.
심한 울증 또는 조증이 갑자기 또는 서서히 진행되다가 회복되는 것이 특징인 정신질환의 한 종류.
조증과 울증은 주기적으로 교대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한쪽이 우세하거나 또는 섞여서 나타날 수도 있다.
조울증환자는 울기에서는 슬프고 낙담하여 축 처져 있으며 활기가 없고 주변에 관해 관심을 나타내지 못하며 즐거움을 잃게 된다. 또한 식욕이 떨어지거나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울기에서는 지연성긴장·행동과다·절망·불안망상 등 흥분 상태가 보여지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기분이 저하되며 슬프고 의기소침하며 자기비난·자기경시 경향이 짙은 지체성(遲滯性)으로 나타난다. 조기에서는 비정상적으로 강한 흥분, 의기양양함·과대망상·떠들썩함·수다·주의산만·과민상태 등이 나타난다. 조기의 환자는 목소리가 크고 말이 빠르며 계속해 말을 하는데 말의 주제가 빠르게 변화된다. 또 극단적으로 열광적이거나 낙관적이고 자신 있는 태도를 취한다. 매우 사교적이며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몸짓이 많거나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과장된 생각과 자만심 등이 조증의 특징이기도 하다. 조증과 울증의 가장 극단적인 특징은 조기에서는 타인에 대한 폭력, 울기에서는 자살이다. 조울증은 또한 망상과 환각 같은 정신질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울증이 더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의 경우 순수한 조기는 나타나지 않고 울기에서 회복될 때 잠시 과도한 낙관과 약간의 안도감(多幸症)이 경험된다.
조울증은 증세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인구의 1% 정도로 나타나며 정신의료기관에 재입원하는 환자 가운데 10~15%를 차지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유전적 소인이 있으며, 이 소인은 11번 염색체에 위치한 우성유전자의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생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조울증은 대뇌에서 생성되는 아민류(amines)의 조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민류의 부족은 울증을 초래하고 과다한 아민류는 조증을 유발한다. 아민류 가운데서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5­히드록시트립타민(5­ hydroxytryptamine : '세로토닌'이라고도 함) 등이 이런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탄산리튬(리튬카보네이트)을 장기간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진다는 사실이 많은 조울증 환자에게서 확인되었다. 조울증은 고대 그리스 카파도키아의 아레타이오스에 의해서 기록되었고, 현대적 정의는 독일의 정신과 의사 E. 크레펠린에 의해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