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글

('거지 성자' 패터 노이야르)

까망쑤나 2008. 4. 3. 01:22

 

 

 

ㅅ ㅔ 사 ㅇ ㅔ ㅅ ㅓ

ㅇ        

 

ㄱ ㅏ 장

 

 

즈 ㄱ ㅓ우 으

ㄹ        ㅁ ㄴ

 

ㅅ ㅇ

    ㅗ ㅠ 의

 

즈 ㄱ ㅓ 우 으

ㄹ         ㅁ ㄹ

 

ㅍ ㄱ ㅣ ㅎ ㅏ 느

ㅗ                 ㄴ

 

거 이 ㄴ ㅣ ㄷ ㅏ

ㅅ ㅂ                

 

('거지 성자' 패터 노이야르)


대황하(大黃河) - 노무라소지로(Nomura Sojiro)

오카리나연주


   짧은 다리로 버티고 선 장롱
   두 장정의 힘에 밀려
   끙, 간신히 한 발을 떼어 놓는다
   움푹 파인 발자국 네 개
   한 자리를 지켜 온 이십 년의 체중이
   비닐장판에 찍혀있다
 
   잠시 땀을 식히며 들여다 본
   허름한 가구의 판화
   긁히고 멍든 자국이 드러난다
   나무의 속살에 이렇듯 상처가 많았던가
   언제부턴가 문짝이 틈 하나를 내주고
   서서히 기울고 있었구나
   머리맡에 서있는 네게 기대어
   책을 읽고 아이를 낳고 TV를 보며
   남편의 늦은 귀가를 기다렸다
 
   열 자나 되는 몸통을 지붕 아래 세우고
   방바닥에 뿌리를 내린
   묵은 나무 한 그루
   어깨를 안아보니
   우듬지로 오르는 물소리 들린다
   가구는 아직 숲을 기억하는지
   발 아래 무성한 그늘을 늘어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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