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댕이1-이민영
해를 문 여름이 지천에 금빛 서숙알을 쏟는다
때알이 사롱사롱 붉은 눈물을 흘리고 들이 아장아장 집으로 걸어온다
지엄니는 등록금 장만하러 사창장에 갔다고
애린 시앙치는 뿌락데기만 쫓아다닌다
구름도 뛰끼고 땅벌도 뛰끼다가 넙턱지랑 이마에 남북이 났다
바람도 홀가분한 오돌개 밭에서 혓바닥마다 퍼렁 입삭이 돌고
해넘짝 시누대 몸땡이 부닥친 소리 깨댕이 벗고 웃는다.
*사창장-장흥군 장평 사창에 서던 五日장으로 牛시장을 포함,일대에서 규모가 컸었다.
*註 토속어/방언풀이
서숙-조. 수수
때알-딸기, 산딸기
사롱사롱-아롱아롱의 토속어, 시앙치-송아지, 뿌락데기-황소/숫소
뛰끼다--소나 가축을 데리고 산이나 들에서 풀을 뜯어 먹게 하다
넙턱지--엉덩이 바로 밑 부분
남북--부딛치거나 벌에 쏘여서 이마가 둥그렇게 붓거나 혹처럼 툭 튀어나온 모습
오돌개--뽕나무 열매, 익으면 자주빛으로 파랗게 되고 딸기 맛이나며 먹는다.
입삭--이파리
해넘짝--해넘어 갈 무렵,
시누대--산죽.조릿대.신이대,세죽
깨댕이--어린아가/아이의 엉덩이 ,또는 엉덩이를 보인 모습, 알몸인 모습
(하하호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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