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글

새벽기도

까망쑤나 2008. 3. 23. 03:22
    새벽기도 장시하 소복이 쌓인 첫눈을 밟으며 작은 예배당을 향하는 발걸음이 애처롭다 을씨년스럽게 내 귓가에 들리는 청소부아저씨의 새벽 비질소리가 가슴을 후벼 팠다 갑자기 작은 오솔길로 향하여 난 길을 걸어가시는 어머니의 뒷모습에 울컥했다 무엇일까? 아무도 밟지 않은 저 순백의 대지 위를 흔들림 없이 걸을 수 있는 힘은 모두가 숨을 죽인 고귀한 시간 아무도 걷지 않은 그 길에 발자국을 새기는 사람은...... 나는 한참을 바라보다 돌이킬 수 없는 날들의 환영 속에서 흐느꼈다 삶은 애초에 길이 없는 길을 내게 가라했다 나는 그 날 새벽 나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어머니가 새벽마다 걷는 저 길에 내 길이 있었음을 나는 새벽마다 사랑의 씨앗을 내가 가야 할 길에 곱게 뿌리는 어머니, 어머니를......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생명이 야위어 갈수록 쑥쑥 자라고 있는 나를 내 길을 만드시기 위해, 내가 가야할 길 위에 어머니는 오늘도 자신의 생명을 녹여가며 사랑의 꽃씨를 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