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딸을 시집보낼때 친정 엄마가 해주는 말이 벙어리 3년,귀머거리 3년,장님3년으로
그만큼 시집살이가 조심스럽고 힘들다는 반증이 될것이다. 또 우리나라 구전 민요에도
"고추당초 맵다한들 시집살이보다 매우랴~"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이니 지금 사람들
이야 어찌 짐작할까만 결혼이란 여자들에게 있어서는 임생의 나락과 같았을 것이다.
꽃이름에는 사람에 대한 말이 붙어 있는 것들이 제법 있는데 그 중에서도 며느리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꽃들은 대개가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며느리 밑씻개, 며느리배꼽, 며느리 밥풀꽃등이 그것들인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요즈음 산야에서 흔히 볼수 있는 꽃들이기도 하다.
며느리 밑씻개라는 꽃을 보자. 여기서 한영사전을 "밑씻개"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Toilet Paper로 나오는데 이건 화장지의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며느리 밑씻개는 며느리가 사용하는 화장지의 대용품 정도라고 할수 있다.
예전에는 종이가 워낙이 비싼 물건이라 뒤들 보고 화장지로 닦는 다는 것은 한마디로
언감생심이고 볏짚을 둘둘 말아서 사용하거나 집주변에 흔한 호박잎등을 사용해서
해결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마을..(전설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시간과 장소는 두리뭉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니~)에 시아버지,시어머니,아들,그리고 갖 시집온 며느리가
살았다고 한다. 어느날 며느리가 밭으로 일 나간 사이에 시어머니 혼자서 맛있는거
먹었다가 살살 배가 아파오자 담장에 있던 호박잎을 몇장 뜯어서 뒷간으로 갔다.
이마에 송글 땀이 맺힐정도로 용을 쓰고나서 호박잎을 궁둥이로 가져가서 쓰윽~
문대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뜨끔한 느낌이 전해진 것이였다.
"아이고 머니~~이거이 뭐랑가?"
가만히 보니 호박닢을 뜯을때 잡풀이 한가닥 섞여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것을 안 시어머니는 이런 말을 한마디 내뱉었다고 전해진다.
"아이고..염병할~며느리년 밑닦을때나 섞이지..."
밭일을 나갔다 저녁 나절에 돌아온 며느리는 잠시도 쉴틈이 없다. 밥은 물론이고
시어른방 군불때야지 밤을 도와 길쌈을 해야지...그런데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뒷간에 갈때다. 뒷간이라는 공간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졸립기도 해서 잠깐씩
벼락잠을 자기도 했을터인데 그것을 그냥 두고 못보는게 또 시어머니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시아버지를 시켜서 가시가 주루룩 돋은 풀을 뜯어다가 뒤간에
걸어놓고 며느리가 뒤를 보고난후 화장지 대용으로 사용하게 했단다.
며느리란 그저 노동력과 아이 낳은 도구로만 생각했던 옛날이니 화장실에서의 조그만
휴식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문화가 만들어낸 슬픈 이름이 "며느리 밑씻개" 이다.
며느리 밑씻개와 닮은 꽃이 있는데 며느리 배꼽과 고마리라는 꽃이다.
며느리 배꼽은 마디에 자줏빛 가락지가 마치 배꼽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 같은데
왜 하필이면 못생긴 배꼽모양을 며느리에 빗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고마리도 비슷한데 며느리 밑씻개의 잎이 뾰족한 삼각형인데 비하여 고마리는
둥근 삼각형이다. 그리고 가시도 좀 작아서 솜틀같은 느낌이 든다.
이들 모두 마디풀과(―科 Polygonaceae)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들인데 고마리는
칼등에 베인 상처에 짖찧어 붙이면 지혈이 잘된다. 며느리 밑씻개는 봄에 어린 잎을
따서 날것으로 먹거나 나물로 먹는다. 고마리는 물가나 하수구처럼 오염이 심한
냇가에 잘자라서 오염의 바로미터 역활을 하기도 하지만 며느리 밑씻개는 길가나
언덕배기의 숲속등에서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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