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소녀와 바다

까망쑤나 2010. 3. 8. 12:59

소녀와 바다

 

海松  김달수

 

부끄러운 듯

부끄럽지 않는 모습으로

알몸이 된 바위

그 위에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달려드는 파도에

소녀의 날개가 흠뻑젖어

바깥 세상에 놀란 속살이

소녀의 갈 길을 재촉하려하지만

소녀는 그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려하지 않는다

 

지속되는 파도와의 싸움에

소녀의 날개는 찢기어져

알몸으로 바닷바람과 어울리고

지친 파도는 침실로 향한다

 

터질 것 같은 소녀의 눈망울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다

아픔과 걱정을 햇볕에 날려보내고

용기와 희망을 실은 배를 맞이한다

 

잠시 후,

소녀와 바다는 서로의 가슴에

사랑의 씨앗을 떨군다

 

 

* 저의 한사랑 시집[1999년)에서 ㅡ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진정한 여성해방을 위한 선택은 법적 해방일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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