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여자의 작은 보따리

까망쑤나 2010. 1. 22. 01:13




      한 여자가 시집을 왔습니다..
      마음은 그대로 둔 채
      사는 곳만 바뀌었습니다..
      시댁 어른들
      친정에 두고 온 마음을 가져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여자는
      마음을 가지러 친정에 갔습니다..
      거기엔
      마음을 친정에 두고 온 한 여자가
      엉거주춤 있었습니다..

      올케에게 내 마음을 가지러 왔노라고
      말을 하려다 그냥 돌아온 여자는
      친정 엄마가 싸준 떡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외면하고 돌아 앉는 시댁 식구들..
      보자기엔 왜

      마음이 담겨져 있지 않는거냐며
      또 다시 호통을 칩니다..

      여자는 서러워서
      남편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하나..둘..생겼습니다..
      여자는 딸을 보며 말합니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다
      니가 커서 시집갈 땐 내가
      마음을 한 보따리 싸주마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챙겨서 싸줘야 할지를..

      여자는
      아들을 보며 말합니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다
      니가 커서 장가들면

      니 처에게 마음을 가져오라고
      하지 말거라..
      그냥 떡이면 족하거늘..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없습니다..

      마음을 두고 떡만 싸 가지고 온
      며느리를 사랑해줄
      자신이 없습니다..

      어느새 세월은 흘렀습니다..
      그냥 엉거주춤
      아이들 크는 모습 보는 동안에
      세월은 빨리도 흘렀습니다..

      오랜만에 친정 나들이길을 합니다..
      하얀 머리의 외할머니가

      싸준 보자기엔
      떡보다 더 귀한 무언가가
      한가득 들어 있었음을 느낍니다..

      세월은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옮겨 놓았습니다..

      보자기를 풀며
      환하게 웃는 시댁식구들..
      보자기에 담긴 마음을 보고
      시댁 식구들은 활짝 웃습니다..
      모두 내 식구들이였습니다..

      (작가를 알 수 없는 옮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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