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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허브랜드

까망쑤나 2008. 2. 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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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때는 자꾸만 패랭이 꽃을 쳐다본다
한 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 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 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은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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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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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인연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되면 비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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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 자리 거기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이 꽃 핀들
지금 이 꽃은 꽃이 아니라
서러움과 눈물입니다


작년에 피던 꽃
올해도 거기 그 자리 그렇게
꽃 피었으니
내년에도 꽃 피어나겠지요


내년에도 꽃 피면
내후년, 내내후년에도
꽃 피어 만발할 테니
거기 그 자리 꽃 피면

언젠가 당신 거기 서서
꽃처럼 웃을 날 보겠지요

꽃같이 웃을 날 있겠지요.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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